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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고루 서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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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토 기본 프로필: https://www.evernote.com/shard/s384/sh/837552bb-d012-48b0-a7a6-ab23106f377c/fQhq9bNN38lYySpOOSZ4JTyrU5a-rrHvcoyt9i7WiEOF7rBzp2m43S0EIQ

 

 

*기본적으로 고루시 개인 스토리, 육성 스토리의 스카우트 및 3년 골자를 따라갑니다.

아래에 있는 것은 그 외의 추가 사항

 


 

첫 3년 

에이고루+조던의 서사 타임라인: 에이고루+조던 타임라인 정리 (tistory.com)

 

에이고루+조던 타임라인 정리

*기본적으로 에이고루의 세계선은 고루시 육성 스토리 + 조던 육성 스토리가 합쳐진 세계선으로, 작성되지 않은 부분은 고루시 개인 / 육성 스토리를 따라갑니다! *작성한 부분만 조던 육성스토

forisetrpglog.tistory.com

 

 


 

3년 이후, 클라이맥스 레이스

 

*기본적으로 클라이맥스 레이스는 첫 3년 (주니어~시니어 시즌) 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지만, 여기에선 조금 수정해서... 고루시가 첫 3년을 보낸 이후 클라이맥스 레이스가 개최된 것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골자는 클라이맥스 시나리오를 따라감

*클라이맥스 레이스에서 고루시가 이기는 것을 가정하고 있지만, 이건 에이고루의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 여러분 담당의 우주에선 그 담당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강은 꿈의 숫자만큼 있는 거니깐... ... 

 


 

 1년차: 오토나시 기자가 클라이맥스 레이스의 개최를 결정하고, 트레센 학원은 이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기로 한다. 에이토 역시 이 소식을 접하고 고루시와 이번에는 클라이맥스 레이스에서 최강을 노리고 달려나가기로 결심한다. 

고루시는 안정적인 최강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르지만 G1에서 6승이 넘는 성적을 거둘 정도로 확실하게 강하다, 이 장점을 잘 살려 계속해 우승할 수 있다면 클라이맥스 레이스에서의 우승도 꿈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에이토 앞에서 고루시는 고등어의 뼈를 잘 바라는 방법을 연구하느라 골몰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힘내보자! 

 

 클라이맥스 레이스의 출전을 노리며 달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팬들은 고루시를 응원한다. 설사 지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달려달라고. 고루시가 얼마나 즐겁게 달리며, 그 달리기에 진심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고루시 역시 직접 만든 야키소바를 나눠주는 것으로 회답한다. 

 

 

 2년차: 그러나 고루시의 고질병인 레이스에서의 심한 기복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레이스에서 1착을 했다 싶으면, 다른 레이스에선 흐름을 타서 뜨거워지지 못했단 이유로 9착으로 침몰하고... 출전을 선언하고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고루시를 보고 '자기가 달리고 싶을 때만 달리는 거 아니냐.' 라고 농담 식으로 놀리며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말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 진지하기 달리라느니, 레이스를 너무 가볍게 취급한다느니 하는 쑥덕거림도 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 더해 불량 언론사를 미처 걸러내지 못해 에이토에 관한 안 좋은 소문 역시 들리기 시작한다. 고루시를 혹사시킨다거나 (혹사시키면 벌써 자신은 고루시한테 죽었다), 돌 위에 3일간 좌선시킨다거나 (고루시가 원해서 한 거다), 물구나무 서서 코스를 돌라고 한다든가 (자신은 분명히 울면서 말렸다), 심지어는 트레이닝 시간에 개인기를 연습한다거나, 고루시의 기행 역시 트레이너가 쇼맨쉽과 인기몰이를 위해 강요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라는 등... 말도 안되는 자극적인 기사가 나돈다는 걸 알게 됐을 땐 이미 가짜 고발 기사까지 나온 뒤였다. 이를 안 고루시는 반쯤 무력 행사를 통해 협박하며 (근처에 있는 벽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기자들을 골탕 먹이고 몰아낸다. 오토나시 기자는 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언론 취재를 막지 말아달라고, 자신이 에이토를 밀착 취재해서 억울한 루머를 벗겨주겠다고 부탁한다. 에이토는 점차 안 좋아지는 여론 속에서 자신은 상관없지만 사람들이 고루시를 몰라준 채로 이상한 오해를 거듭하는 것은 싫었기에 갈등한다. 

 

 그 날 밤 에이토는 조금은 울적해진 기분으로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인다. 자신이 조금 더 현명하고 관록 있는 트레이너였다면 이런 소문이 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오해를 좀 더 수월하게 풀지 않았을까, 소용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린다. ... 여기 3층인데?!?! 놀라서 나가보면 밧줄을 에이토가 있는 기숙사 창문에 걸고 절벽처럼 클라이밍을 해서 올라온 (!) 고루시가 있었다. 에이토가 그에 놀라서 벙찌는 사이, 고루시는 에이토를 이불 채 말아서 납치한다. 

 

 간 곳은 둘이 처음에 헤맸던 무인도. 그 곳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나무 열매를 채집하다가 지친 두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 밤하늘에는 처음 고루시와 만났을 때처럼 별들이 작은 우주를 점점이 수놓으며 반짝이고 있었고, 고루시의 은발은 별빛을 받으며 흩날렸다. 

 

 고루시는 자기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변하지 않았다고, 즐거우면 뭐든 OK라고 이야기한다. 네가 나랑 같이 있는데도 감히 즐거워하지 않는 표정이라 멋대로 납치했다면서, 제멋대로 쑥덕거리는 사람들한테 매운 맛을 보여주는 거야말로 정말로 재밌지 않겠냐고 말하며 그녀는 조금 성격 나쁘게 웃었다.

 

 "나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레이스를 할 거야. 그리고 트레이너, 너도 거기에 강제 참여야! 거부권은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둬!"

 

 그 말에 에이토 역시 무언가를 깨달은 듯, '우리의 레이스'를 전력으로 즐기자고 고루시와 함께 맹세한다. 그리고, 네 등은 내가 지지해줄테니 언제까지라도 즐겁게 끝까지 달려달라고 부탁한다. 

 

 이 뒤, 에이토는 오토나시 기자에게 가서 밀착 취재를 수락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꿈, 열정, 달리는 이유, 그런 것을 이야기할 때의 고루시의 눈은 반짝이면서 타올랐고, 거기에서 그 누구의 꿈도 부수고 싶지 않은 채 모두 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3년차: 밀착 취재를 거듭하며 오해는 점점 풀려나갔다. 고루시의 기행과 이를 말리는 트레이너를 보면서 사람들도 '저건... 진짜다... 연출로는 저런 게 나올 리가 없다... ' 라고 느꼈기 때문에. 

 

 때는 중요한 G1 레이스 날. 지금껏 열심히 연습한 것에 무색하게 고루시는 옆 패덕에 있던 우마무스메와 싸움이 붙어 출발이 엄청나게 늦어버린다. 이미 상대 우마무스메들은 저만치 있고, 뜨거운 흐름을 타지도 못해서 '이번에도 이 정도인가... ' 하고 생각할 때 즈음, 누군가의 소리가 들린다.

 

 "포기하지 마, 고루시!!!!!!!!!!!" 

 

 이렇게나 불리한 상황인데도, 자신의 우승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듯한 그 목소리. 포기하지 말라고 등을 밀어주는 목소리. 아니, 그 목소리는 단 한 명만의 것이 아니었다. 고루시의 팬들은 그녀를 응원하며 함성을 지르기 시작하고 그에 고루시는 마음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팬들과 약속했었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단 한 명이 이야기했다, 등을 지지해줄테니 '우리의 레이스'를 언제 어느 때라도 전력으로 즐기자고. 

 

 고루시는 다시 한 번 대지를 박차며 스피드를 내며 무지막지한 속도로 앞의 우마무스메들을 따라잡기 시작한다. 

 

 ... 그래도 역시 늦은 출발을 만회하지 못했는지 입착 정도의 성적에 불과했지만. 무진장 속도를 내며 앞 우마무스메들을 따라잡는 고루시의 영상이 유명해지면서 고루시에 대한 '레이스에 진심이 아니다.'는 루머 역시 조금씩 풀려나간다. 누구나 그 때의 필사적인 고루시의 표정을 봤다면, 레이스에 진심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기에. 

 

 이후, 두 사람은 무사히 클라이맥스 레이스의 출전권을 얻는다. 

 

 

 클라이맥스 레이스: 드디어 시작된 클라이맥스 레이스. 장거리 부문에 출전한 고루시는 함께 출주한 여러 라이벌들과 함께 연습 시합을 하며 단련해온 그들의 실력을 실감하지만, 되려 무진장 즐거운 레이스를 할 수 있겠다며 두근거림에 흥분해 날뛴다. 

 

 그리고는 첫 대회에서 고루시는 박력 넘치는 추입을 선보이며 무사히 1착을 손에 쥔다. 

 

 그러나 2번째 레이스에서, 1착에 대한 견제와 극단적인 기복이 합쳐진 탓에 고루시는 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스태미너를 소모한 채로 후열에 머문다. 이대로라면 거의 최후 순위로 들어올 판이었지만... ... 앞선 일들을 통해 고루시는 자신에 대한 응원과 함성을 잔뜩 안고 달리는 법을 배웠다. 스태미너를 이미 제법 소비한 그녀는 평소처럼 바깥쪽으로 빙 돌아치고 오는 대신, 마군의 틈새를 발견해 테크니컬하게 그를 뚫고 돌진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결과는 7착. 비록 최후보다는 선방한 중간 정도의 순위였지만, 다른 위협적인 에이스들이 높은 성적을 거두면서 상황은 조금 불리해진다. 마지막 레이스에서 에이스들이 완전히 침몰하지 않는 한, 고루시는 반드시 1착을 해야 우승할 수 있었다.

 

 누구나 불리하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상황, 에이토만큼은 대기실에서 평정심을 곧게 유지한 채로 고루시의 마사지 및 발목 케어를 해준다. 편자 점검까지 확실히 마치고, 고루시만큼은 동요 없이 한껏 즐기는 마음으로 패덕을 향해 나선다. 그 때, 고루시를 뒤에서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고루시!!!"

 

 뒤를 돌아보면 에이토는 급하게 뛰쳐나온 듯 숨을 헉헉거리면서도, 그대로 외쳤다.

 

 "네가 내 최강이라고, 언제까지나 믿고 있어."

 

 -설사 모두가 지나치게 승산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지라도. 의심하지 않는다. 고루시야말로 최강이라고.

 

 "그러니까, 증명하고 와!!!!"

 

 자신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그 말에, 고루시는 잠시 입을 벌렸다가, 고개를 돌렸을 땐 평소처럼 씩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꼭, 자신의 '최강'은 이미 정해져있고 고루시는 그걸 증명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처럼... ...

그녀는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에이토의 올곧은 눈동자와 그대로 시선을 마주한 채로 이야기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다는 듯이. 

 

 "놀라 자빠질 준비 하고 있어! 네 '최강'이 오늘의 '최강'으로 군림하는 광경을 곧 보게 될테니 말이야."

 

 ... 

 ... ... 

 

 그 해, 영광의 트로피는 단 한 사람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에이토는 깨닫는다. 누구나 믿는 꿈의 수만큼 '최강' 이 존재한다고. 

설사 관객이 아무도 없더라도, 트로피가 없더라도, 우승하지 못했더라도... 고루시는 영원히 자신의 최강일 거라고. 

언제까지나 그를 믿고 있다고. 

 

 

 

 ...그 뒤, 고루시가 1착 기념 축하 파티로 학원 곳곳에 배춧잎 축하포를 날리려고 하는 것을 막은 일은 그저 사소한 해프닝이었다. 

 

 


 

 

이후 사귀는 과정

*호라 타로 (@Hora_Taro) 님 타로 결과본 일부 참고 

 

 1. 에이토의 사랑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게 된 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진짜 오랜시간 트레이닝하며 서로 합을 맞추고 서로의 눈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수준이 된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젖어가듯 서로에 대해 이전까지와는 또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에이토와 고루시는 매일같이 레이스하고 데이트(라는 이름의 기행전)을 하며 자연스럽게 붙어있게 되고, 주변인들은 이따금 너네 꼭 사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는 했다. 에이토는 처음에는 "그럴리가 없잖아." 라고 하며 트레이너와 우마무스메의 관계일뿐이라며 부정했지만, 어느새 그는 자고 일어나자마자 고루시 생각만 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고루시 생각을 하고, 하루종일 고루시 생각을 하고, 자기 전에도 고루시 생각을 하고... 하지만 에이토는 이런 것들은 내가 트레이너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 처음엔 쉽게 자각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고루시는 실컷 좋은 레이스를 한 뒤 달아올라 자기 기분에 따라 선수 관두고 가수나 하겠다는 식으로 트로트 가수에게 연습을 받으러 트레이닝을 빼먹는다. 기행에 익숙해진 에이토는 저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하루 종일 그 연습을 하느라 돌아오지 않자 슬슬 초조해진다. 걱정도 되고 설마 진짜 가수가 되려고 간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는 네가 달리는 모습이 좋은데... ' 라고 생각하면서 그동안 우리의 관계는 뭐였고 나는 너한테 아무 것도 아니었는지 생각하면서 좀 울먹... < 해진다ㅋㅋ 그제서야 에이토는 고루시가 달릴 때 보이는 얼굴이나 승부욕이나 당연하게 이겨버렸을 때의 쾌감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이미 에이토에게는 설렘과 두근거림이 됐다는 걸 깨닫는다. 자기는 고루시가 없으면 너무 허전할 거란 사실도. 그래서 고루시가 진짜로 레이스를 그만두면 어떡하지? 하고 심장이 쿵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일 때 갑자기 뒤에서 누가 그를 톡톡 건드린다. 

 

 돌아보니까 고루시가 있었다.  알고보니 지역축제에서 원래 오기로 한 가수가 펑크를 내서 대신 노래하면서 분위기 실컷 띄워주느라 늦은 것. 이제 노래는 실컷 했으니 됐다면서 "역시 기행에 어울려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영~ 밋밋하단 말야. 100년은 널 포대기에 싸매고 다녀야겠어~" 식으로 말하는 고루시를 보고 에이토는 거기서 조금 따지려는 마음보다도 안도감을 더 크게 느껴버리고 만다. 100년은 사건사고에 휘말릴 운명인건가... ... 싶은데 그게 그렇게 싫지 않게 받아들이는 자신을 확실히 자각한 느낌. 오히려 그럼 100년간 거의 남은 삶을 함께 있는건가? 까지 생각이 미치면 순간 두근거렸다가 '하 미쳤네 고루시의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라고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자기 뺨을 짝짝 치는 그런 상태가 된다. 

 

 그런데 그 뒤로 그냥 이상하게... 고루시랑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 정신 없긴 해도 정말 무엇보다 즐겁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눈 앞에 있는 사람의 존재 때문이다, 이런 자각이 더 강해졌기 때문일까? 트레이너 집에 놀러오거나 기념일을 함께 보내거나 데이트할 때, 계속해서 에이토는 생각한다. 왜 이렇게... 고루시가 예쁘게 보이는 걸까... 하고. 

 

 

 2. 고루시의 사랑 

 

 고루시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에이토를 당연하게 내 사람 / 내 트레이너< 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 많은 트윙클 시리즈와 클라이맥스 레이스를 함께 거치면서 함께한 것도 그렇고ㅡ 이만큼이나 자기의 기행에 따라올 수 있는 드문 사람이란 것도 알고 있기에 그녀 역시도 에이토에게 나름대로의 특별과 애착이 있었다. 항상 기행을 할 때마다 같이 전력으로 따라오며 즐겨주는 에이토를 끌고 다니는 것도 이 때문. 

 

 놀랍게도 질투 역시 하는데 (!) 우마무스메들이랑 얘기하거나 친하게 지내면 은근히 기행 -이란 이름의 심술- 을 부린다. 가진 볼펜을 전부 분해해버린다거나ㅋㅋ 하는 식으로 관심을 자기한테 돌리는 식. 근데 이게 정말 평소의 기행이랑 비슷해서 그게 질투라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느낌... 골쉽은 알고 있긴한데 내 트레이너니까 한눈 팔아서 날 심심하게 두는 건 괘씸하니까< 정도로만 생각한다. 

 

 딱 이정도의 감정이었는데, 어느날 고루시가 누명을 쓰는 사건이 일어난다. 순수하게 장난을 치려고 다른 애들 교실에 잠입했는데 하필 그 때 도난 사건이 발생해서 몰래 침입한 골시가 단번에 의심을 받는 느낌. 당연히 골쉽은 하아? 이 골쉽님이 그렇게 쪼잔한 일 같은 걸 할 리가 없잖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선 고루시 장난이 지나치다, 빨리 돌려줘라..., 같은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당연히 고루시는 그걸로 주눅들거나 하진 않지만 곤란하긴 곤란한 상황. 우연히 에이토가 트레이닝 시간에 늦는 고루시를 찾다가 상황을 알게 된다. 다들 고루시의 장난이 지나치다고 하고 있는 사이에서 에이토만큼은 당연하게 고루시의 말을 믿어주었고, 특유의 차분한 태도로 상황을 진정시키면서 같이 범인을 찾아보자고 이야기 한다.  "트레이너! 오오오 그래, 그 말만을 기다렸다고~~~~!! 이 골쉽짱, 조금 감동 받았을지도?" 하고 난리법석 피우는 골쉽 앞에서 에이토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야 너는 정말로 상대가 싫어할만한 장난은 안 치잖아?" 하고 이야기 한다. 골쉽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래! 장난의 달인, 프로페셔널 정신을 가진 골드 쉽 님은 재미 없는 장난 따윈 안 친다고, 정말이지..." 하고 자기를 의심하는 학생들을 향해서 어깨를 으쓱인다.

 

 그런데 속으로는 고루시는 이렇게 생각한다. '흠... 나를 너무 잘 알잖아?' 하고.다행히 도난 사건은 진범을 찾고 (그 과정에서 또 골쉽짱의 우당탕 쿵탕 소동이 있었음) 결백 증명에 성공한다. 이후 사건을 해결하고 생활관에 고루시를 바래다 주는 길, 그녀는 에이토를 보고 "나 원 참... 이 골쉽짱이 진범이 아니라 다행인 거지 트레이너는 사람을 너무 잘 믿는다니까 그러다 외계인한테 납치당한다?" 같은 식으로 말한다. 그 때 에이토는 "아니 이건.. 네 트레이너니까. 당연히 누구보다도 너를 믿어야지." 라고 대답한다. 

 

고루시는 또 평소처럼 오오, 말 한 번 잘하는구만! 아주 기특해졌어~ 하고 트레이너를 꾹꾹 찌르면서 장난 치지만 어느 정도 자기를 향한 에이토의 깊은 유대와 신뢰를 확인한다. 그리고 에이토가 누구보다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너라면 당연히 날 알아주겠지? 하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이토는 자기의 트레이너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일종의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느낌. 그 뒤의 관계는 아주 특별하게 달라진 건 없지만 골쉽은 평소처럼 트레이너랑 산도 가고 바다도 가고 숲도 가고 집에도 가면서 편하게 하는 스킨십은 더 늘어난다. 손 팍팍 잡고 이끈다거나, 졸리면 느닷없이 무릎배게 해버린다든가, 장난이나 놀릴 이유로 공주님 안기를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분명 호감은 있는데 너무 단단한 신뢰와 엮여 있다보니까 에이토와 고루시 둘 다 자각하는데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느낌. 맞짝사랑인데 둘 다 무자각인 기간이 꽤 있었다. 

 

 

 3. 에이토- 자각의 순간

 

 에이토는 고루시가 즐겁게 기행을 벌이는 걸 보고 어느새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재미있는 점은 고루시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것. 내가 좋으면 너도 좋지? 라는 걸 안다. 그러면서도 그 당당함과는 별개로 에이토가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다는 건 굉장히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서 에이토가 자기를 자연히 배려해줄 때, 흐음...하고 얼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 이게 그 설렌다는 느낌일지도?'

 

 마냥 푹신푹신한 설렘보다는 흥미와 흥분이 뒤섞인 설렘과 두근거림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조금의 아찔함도 같이 있는 것 같은 설렘에 고루시는 에이토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생각한다. '너는 뭘까?' 하고. 

 

 이걸 고루시는 그대로 입 밖으로 낸다. 에이토의 집에 놀러왔을 때, 그녀는 다시 한 번 흥분과 흥미가 뒤섞인 설렘을 느끼고 지근거리까지 얼굴을 가까이 한다. 

 

 "고, 고루시...?"

 

 "이렇게까지 날 기분 좋게 만들다니 말야... 트레이너. 넌 대체 뭘까?"

 

 에이토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 고루시는 손을 뻗더니... 갑자기 옆에 있는 잠자리를 잡는다! 트레이너 집에 잠자리 들어왔다면서, 얘를 밖에 놔주고 쫓아가서 잠자리 요새를 알아내자며 에이토를 재촉하는 말에 에이토는 진이 다 빠진다. 흥미 대상이 금새 바뀌어버린 고루시에게 느낀 건 안도감이었을까, 아쉬움이었을까. 이후 혼이 빠질 정도까지 놀고 소파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 고루시를 가만히 응시하면서 에이토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그 태평하게 자는 얼굴에 나른한 노을이 드리우는 걸 보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미소와 함께 한숨 한번 푹 쉬고 생각한다.

 

 '정말 어쩌다 이런 애를 사랑하게 되버렸지...' 라고. 

 

 

 4. 자각 이후의 삽질 

 

 그러나 에이토는 트레이너-우마무스메 관계에서 자신이 먼저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고루시에게 이 마음을 티내서는 안된다,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느낌. 자신의 감정보다는 고루시가 즐겁게 문제 없이 달리는 게 우선이라고 여긴 것. 

 

 그러나 눈치 빠른 고루시는 에이토의 감정의 편린을 어느 순간 알아차리게 된다. 그 날도 평범한 날 중 하나였다. 그냥 직접 노를 젓는 조각배를 타고 싶어진 고루시가 "우오오오오옷!!! 사공의 혼이 타오른다고!!! 바다, 그 거대한 자연과 승부를 겨루고 싶다는 마음이... 트레이너, 가자!" 같은 흰소리를 떠들며 에이토를 데리고 어디선가 빌려온 나룻배를 탄 날. 고루시는 대왕 물고기를 잡겠다느니 노를 슈퍼 스피드로 저어보겠다느니 하고 평소처럼 떠들었고, 그러다 익숙하게 에이토의 무릎을 베고 잠든다.

 

 에이토는 거기에서 설렘과 두근거림을 또 느껴버리고 만다. 고루시는 그냥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한 것 뿐인데, 너무... ... 하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러는 건 좀 비겁하지 않아? 하고 혼자 툴툴거리기도 하고, 결국 상대가 고루시인 걸 휘둘려야지 어떡하겠어... 하고 생각하면서 빤히 바라보는데, 그 때 고루시가 눈을 번쩍 떠버린다. 그 때 눈이 마주쳤고, 에이토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고루시는 에이토의 얼굴이 유난히 빨개보이는 건 노을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어느 정도 캐치해낸다. 

 

 

 5. 고루시- 자각의 순간

 

 그렇게 에이토와 고루시는 짝사랑 <> 그걸 알고 있음 의 상태로 평소처럼 붙어 지내는 날들을 반복하다가 조금 사고가 일어난다. 여름 합숙 때, 고루시는 평소처럼 트레이닝을 마치고 다른 애들이랑 목숨을 건 (아님) 물총 싸움을 하고 있었으며 에이토는 그런 고루시를 지켜 보다가 적당히 더위를 식힐 겸 물에 들어가 수영한다. 그런데, 이 바다는 위에서 봤을 때보다 실제 수심이 훨씬 깊은 류의 바다라... (사실 주의 표지판이 있었는데 둘은 우당탕 기행 저지르고 다니느라 못 봤을듯) 실수로 에이토는 너무 깊은 곳까지 들어가 버린다. 언제 이렇게까지 깊어졌지? 싶어서 슬슬 돌아갈까.... 싶을 때 미역줄기 같은게 하필 한쪽 다리에 걸려버리고, 에이토는 놀라서 어떻게든 그걸 풀어보려고 잠수하지만 단단히 얽힌 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판사판으로 발에 쥐까지 나서 아 이거 좀 위험한데 싶은 상황. 멀리서 놀던 고루시가 어느 순간 트레이너가 안 보인다는 걸 깨닫고 응? 근데 트레이너는? 하면서 어디 갔지 하고 휙휙 둘러본다. 그 때 저 멀리서 첨벙이는 물소리랑 흔들리는 파동이 보여서 고루시는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자신 또한 뛰어드는 대신 (수영을 못함) 멀리서 생수통과 연결한 밧줄을 던져 에이토를 구출해낸다.

 

 그리고 고루시는 푹 젖은 채로 에이토를 계속 내려다본다. 인공호흡까지 하고 나서 쿨럭거리면서 물을 뱉고, 힘이 빠진 채로 ...고루시? 하는 모습을 빤히 계속 응시하면서 고루시는 생각한다.

 

 '아 역시.... 에이토는 다른데.'

 

 다른 사람이 이랬더라도 물론 인공호흡도 하고 걱정했겠지만 에이토는 뭔가 내면의 울렁임이나 철렁하는 감각이 완전히 달랐다. 그를 깨달은 순간 고루시 역시 자신이 가진 감정을 완전히 느끼게 된다. 

 

 그 때, 에이토는 역광으로 빛나는 얼굴 보면서 아...이런 얼굴은 처음 보는 걸지도< 하고 생각하면서,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이 방금 깨어나서 그런 건지 이 얼굴이 오싹하게 좋아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반적인 두근거림은 아닌데도, 방금 죽다 살아났는데도, 이 두근거림은 생생하고 생경했다. 

 

 

6. 썸?

 

  ...고루시가 이상하다. 에이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고루시가 어느 순간 되게 이상하게 생각이 많아진 티가 나고 의외로 훈련을 꼬박 제대로 말 잘 들으면서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같으면 드디어 철들었니? 할 수도 있었지만, 고루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에이토는 아냐 이건 뭔가 잘못됐어<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에이토는 일부러 고루시 옆에 딱 붙어서 24시간 케어를 하려고 한다.

 

 "나는 너의 트레이너잖아, 너를 믿는 나를 믿고 뭐든 얘기해줘." 같은 식으로 이야기 하자,  트레이너인 에이토와 짝사랑 상대 에이토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던 고루시는 그 말을 듣고 어쨌거나 에이토는 에이토니까< 하면서 후련하게 마음을 결정한다. 고백하기로. 역시 오래 고민하는 건 자신의 성미와도 맞지 않고! 숨기는 것도 맞지 않고!! 

 

 그래서 고루시는 씩 웃으면서 "정말 뭐든 털어놔?" 하고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 같이 가줄 곳이 있다며 에이토를 휙 들어 올려 또 어딘가로 납치해간다... 

 

 

7. 고백 뜯어내기와 역고백

 

 안내해준 장소는 고루시의 비밀 장소. 멀리서 보이는 마을과 학원이 아름다운... 깊은 숲 속의 한 장소였다.

 

 "여기, 이따금 생각나면 오거든. 뭐어, 다른 사람 데리고 오는 건 처음이지만!"

 

"그렇구나. ...기쁜데..."

 

"그래그래, 이 골시님의 처음을 가져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좀 더 기쁜 티를 팍팍 내봐~!"

 

이런 대화를 주고 받다가 에이토는 슬슬 무슨 일인지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고루시는 흐응, 하는 소리를 내며 생각한다.

 

'슬슬 이 정도 됐으면 나한테 고백할 때가 됐는데 안 하는군. 그럼 내가 친히 하게 만들어주지!' 라고. 

 

그래서 고루시는 에이토에게 묻는다. 

 

 "근데 트레이너."

 

 "응?"

 

 "나 좋아하지?"

 

 지극히 태연하게 묻는 투에 순간 에이토는 순간 당황한다. 물을 마시고 있었으면 틀림없이 뱉었을 정도로.

 

 고루시는 확 얼굴 들이밀면서 "이 고루시님은 다 알고 있다고." 라고 압박하자 놀란 에이토는 뒷걸음질 하다가 호수에 풍덩 빠져버린다. 약간 깊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물만 홀딱 뒤집어쓴.

 

 그런데 고루시가 일으킬 생각은 안 하고 그대로 그 위로 엎어져서 내려다보는 것 아닌가. 예전 합숙 때는 이런 얼굴이 아니었는데? 하고 이야기하면서. 그야 에이토 얼굴은 지금 엄청 빨개져 있었으니까. 

 

 "아아니, 저기, 그게 말이지..." 

 

 "거짓말하면 벌칙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래뵈도 거짓말 레이더가 함유되어 있는 골쉽짱은 손만 대도 진실과 거짓말을 알 수 있다고."

 

 결국 궁지에 몰린 에이토는 얼굴이 벌개진 채로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 ... 차여도 트레이너는 계속 하고 싶은데... 안 될까?"

 

 이제 어떡하지, 고백인데 전부 망쳤다고 생각하면서 에이토는 황급히 그렇지만 네가 싫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다는 말을 빠르게 시작하지만... 고루시는 그 말에 활짝 웃으면서 멱살을 확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냅다 입술부터 꾹 누르듯이 맞대고 키스하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에이토를 물에 풍덩 빠트려버린다. 

 

 "아, 첫키스 훔쳐져버렸다. 그럼 내 입술 훔쳐간 댓가로 책.임.져.줘?"

 

 "그거 내가 할 말 아냐?!"

 

 "아, OK. 그럼 내가 책임져줄게, 에이토!"

 

 그 말에 약간의 황당함을 느끼면서도 에이토는 이게 승낙의 말이라는 걸 알아서, 조금 꿈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그... 네. 그럼, 잘 부탁합니다... ..." 하고 이야기한다. 고루시는 활짝 웃으면서 선언한다. "그래. 앞으로도 네 인생, 100년은 더 재밌게 해줄테니까 각오해두라고!"

 

 그렇게 평소처럼 햇살을 받고 씩 웃어버리는 고루시의 표정은 에이토가 평생 잊지 못할 기억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뒤로 에이토가 '젖은 거 변명할 말 생각해둬야지...' 하고 생각하는 동안 고루시가 이미 냅다 달려가서 학원에 트레이너는 이제 내 거다!!!!! 하고 방방곳곳에 선언한 것은 그저 사소한 해프닝이었다.